1. 이황의 인본주의(人本主義)

퇴계 이황 선생은 중국의 성리학 우주론을 인간 심성의 문제로 연관시켜 조선의 새로운 성리학으로 완성시킨 분입니다.

“표리여일(表裏如一)-안과 밖이 한결같다, 경의협지(敬義挾持)-경과 의는 같이 지탱한다, 식립대본(植立大本)-근본을 심어 세운다.” 등 퇴계 선생이 정립한 철학의 경지는 서양철학의 절대주의 즉 개인주의 철학을 뛰어 넘는 한민족의 위대한 사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퇴계 선생은 인격 수양과 도덕적 행위를 통해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정립하여, 인간의 본성을 자각해 각성하게 함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회복해 인간의 참다운 가치를 찾으려는 인본주의로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이 인본주의 중심에는 우리의 효 사상이 들어 있습니다. 바로 가강 먼저 존중해 드려야 할 사람은 타인이기 이전에 가장 가깝고 많은 은혜를 받은 부모님이기 때문이지요. 

2. 율곡선생님의 효

율곡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효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효도하지 않는 것은 부모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얼마나 깊은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날마다 밝기 전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머리를 빗고 의관을 갖춘 후에 부모의 침소에 가서 기색을 낮추고 음성을 부드럽게 하여 안부를 여쭙고 날이 저물어 어두워지면 부모의 침소에 가서 이부자리를 보아 드리고 덥고 추운 것을 살피며 곁에서 모실 때에는 항상 화평하고 기쁜 안색으로 공경스럽게 응대하여 매사 성의를 극진히 하여 받들어 모시되 출입할 때에는 반드시 절하고 말씀드려야 하고 돌아온 후에도 반드시 보고 드려야 한다.”

오늘과 같은 산업화 사회에서는 행하기 어려운 옛날이야기 같지만 ‘효’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간곡한 말씀입니다. 지금도 이러한 마음으로 효도해야 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일 테지요. 조용히 눈을 감고 부모님의 은혜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3. 공자의 한마디

공자님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남는 힘이 있으면 공부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인간에게 효도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단적으로 말씀하신 것이지요.

‘효’는 시간이 많아서 하는 취미활동 같은 것이 아니라

시간이 없고 여건도 안 좋고 ‘그럼에도’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한평생 공부하게 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효’를 깨우치는 것이랍니다.

4. ‘효’는 백행지본(百行之本)

공자님은 ‘효’를 백행지본(百行之本)이라고 하시며 부모님이 모든 것을 주셨으니 머리털 하나도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공자님 말씀의 핵심은 바로 부모의 은혜는 ‘나를 이 세상에 존재하게 한 것’이라는 것입니다.

실수로 태어났건 정성으로 태어났건 사랑의 결실로 태어났건 ‘나를 낳아준 은혜’ 바로 이것이 부모님 은혜고 그 은혜를 갚아야 하는데 그 낳아준 은혜가 너무 커 아무리 부모님을 잘 모신다고 해도 사실상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나를 낳아준 은혜’를 어떻게 갚을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효’란 사실상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고 삶의 참된 의미를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생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져도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낫다’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만이 효도를 할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것이 살아있지 않은 것 보다 낫기에 살도록 해준 부모님께 늘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5. 효경(孝經)

공자는 그의 제자 증삼(曾參)과 문답을 통해 ‘효’에 관한 많은 가르침을 주었는데 그 ‘효’에 관한 구절을 추려 기록한 것이 바로 효경입니다. 효경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효’는 도덕의 근본으로 온갖 선한 행동의 바탕이 된다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효’는 타인 간에 사랑으로 발전하고 자신의 인격을 높이는 것으로 그것은 곧 남을 미워 할 줄 모르는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실상 가정이나 사회가 잘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고 자식은 이를 자연스럽게 따라야 합니다.

낳아준 은혜 하나만을 갚고자 평생 효도해도 다 갚을 수 없는 것이 자식의 처지이니 효행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하나의 원죄를 갚는 것이기도 합니다.